성경을 보다보면 이스라엘 민족을 히브리라고 표현하거나 이스라엘 또는 유대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그 명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히브리, 이스라엘, 유대는 아시아의 서쪽 팔레스타인에 위치한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도 바울은 자신을 히브리인, 이스라엘인, 유대인이라고 소개했다(고린도후서 11:22, 빌립보서 3:5, 사도행전 21:39).
히브리, 이스라엘, 유대 세 가지 명칭에 얽힌 이야기와 유래,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히브리
‘히브리(Hebrew)’는 그 명칭의 기원이 명확하지 않다.
대략 두 가지 견해가 있는데,
하나는 ‘외부인’을 뜻하는 ‘하비루(Habiru)’ 또는 ‘하피루(Hapiru, 이집트어로는 아피루(Apiru))’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비루, 하피루는 고대 팔레스타인에서 외국 출신의 다른 민족이나 사회 집단, 유목민, 도망자, 도적, 낮은 신분의 노동자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그중 히브리인이 있었다고 추정한다.
또 다른 견해는 ‘히브리’라는 말이 ‘그 너머 지역, 강 건너 땅’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이브리(עִבְרִי, Ibri)’에서 기원했다는 것이다. 이는 성경학자들 사이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이브리의 원말은 노아의 아들 셈의 증손자 에벨(Eber)로,
그는 아브라함의 6대 선조다(창세기 10:24~25, 11:10~26).
에벨의 후손을 히브리인이라 부르게 된 배경이다.
에벨은 시리아의 알레포 인근에 위치했던 고대 도시국가 에블라(Ebla) 왕국의 통치자로 밝혀진 인물이기도 하다.
성경에서 ‘히브리’라는 말이 최초로 등장하는 구절은 창세기 14장이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전쟁 포로로 끌려갔을 때 어떤 사람이 그 소식을 알리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인데,
창세기 기자는 아브라함을 ‘히브리 사람’이라고 기록했다(창세기 14:13).
이스라엘 민족은 외국인들에게 신분을 밝힐 때 ‘히브리인’이라고 소개했고,
외국인들도 이스라엘 민족을 칭할 때 히브리라는 말을 사용했다(요나 1:9, 창세기 39:14, 사무엘상 29:3).
신약성경에도 히브리인이라는 표현이 언급되어 있다(사도행전 6:1, 빌립보서 3:5).
히브리를 ‘헤브라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참고로 고대 히브리인의 사상과 문화, 전통 혹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전통을 통틀어 헤브라이즘(Hebraism)이라고 한다.
구약성경의 원전은 대부분 히브리인이 사용하는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
이스라엘
이스라엘(Israel, יִשְׂרָאֵל)은 히브리어로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뜻으로, 원래는 하나님이 야곱에게 지어준 이름이다.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의 도움으로 형 에서의 축복을 대신 받을 수 있었는데,
그 일로 분노한 에서를 피해 고향을 떠나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지냈다.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얍복강을 건너기 전 어떤 사람과 밤새 씨름을 했는데
야곱은 환도뼈가 부러지는 고통 속에서도 축복을 빌어주기 전까지 그를 놓아주지 않겠다고 하자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축복을 약속받았다(창세기 32:22~29).
이후 이스라엘은 야곱의 또 다른 이름이었으나 점차 이스라엘 사람과 나라를 일컬을 때 사용되었다.
야곱에게 약속하신 대로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을 차지해 왕국을 세웠는데 그 왕국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칭했다.
이스라엘 왕국은 사울왕, 다윗왕, 솔로몬왕 치세 때까지 이어지다가 솔로몬왕 사후 분열되면서
사마리아를 수도로 한 북왕국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남왕국은 ‘유다’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후 선지자들은 이스라엘 민족을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이라 칭했으나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 부름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은 이스라엘로 불린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예레미야 5:11, 11:10, 에스겔 9:9, 이사야 45:3, 예레미야 7:3, 마태복음 2:6, 갈라디아서 6:15~16).
이스라엘이라는 명칭은 서기 70년 로마제국에 의해 멸망한 후 사라진 듯했으나
약 1900년이 지난 1948년, 전 세계에 흩어졌던 유대인들이 독립을 선포하며
조상들이 살았던 팔레스타인에 옛 이름 그대로 공화국(The State of Israel)을 건설하며 재현되었다.
이 기적적인 사건은 재림 그리스도의 출현을 알리는 징조로서,성경의 예언대로 이루어진 일이었다(마태복음 24:32~33).
유대
유대(Judea)는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중 야곱의 아들에 속한 유다 지파에서 유래했다.
일반적으로 솔로몬왕이 죽은 후 이스라엘 왕국이 분열한 후 남쪽에 성립한 나라를 가리킨다.
남유다 왕국, 유대국, 유대 왕국, 유태 왕국 등으로 불린다.
유대는 신약성경의 표현으로, 구약성경에는 유다(Judah)로 기록되어 있다.
유태(猶太)는 유대의 음역어다.
유대인, 구약성경의 표현대로 유다인은 처음에는 유다 지파에 속한 사람만을 지칭했다.
그러나 분열왕국 시대부터는 남쪽 유다 지역에 살던 사람들을 통틀어 유다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유다인은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이스라엘 백성을 의미하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유대인은 자신들만이 하나님께 선택받은 백성이라 생각했으나
신약시대에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별이 없어졌고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가르침을 행하면 차별 없이 구원을 받게 되었다
(에베소서 2:12~19, 로마서 10:12~13, 골로새서 3:11).
그래서 사도들은 육신적 유대인을 가리켜 ‘표면적 유대인’, 그리스도인을 가리켜 ‘이면적 유대인’이라 칭했다(로마서 2:28~29).
현대에 이르러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나타낼 때는 ‘히브리어’, 나라를 가리킬 때는 ‘이스라엘’, 민족을 부를 때는 유대인(Jews)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