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행자가 왕에게 초대되어 하룻밤을 왕궁에 머물게 되었다.
정중하고 극진한 대접을 받은 수행자가 왕에게 말했다.
“왕이여, 이 여관은 굉장히 크군요.”
왕은 여관이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 정색을 하고 말했다.
“이곳은 왕궁이지 여관이 아닙니다.”
그러자 수행자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이전에 이 왕궁은 누구의 것이었습니까?”
“내 아버지의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누구의 것이었습니까?”
“내 아버지의 아버지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누구의 것이었습니까?”
“내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것이었습니다.”
수행자가 말했다.
“보십시오. 왕께서 말씀하신 대로 벌써 세 분이 이 여관에 묵고 가셨습니다.
단지 이 여관은 보통 여관과는 달리 하루나 이틀이 아니라 칠팔십 년 정도, 좀 길게 묵고 가는 것이 약간 다를 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수행자의 말에 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믿음을 따라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들은 ··· 땅에서는 길손과 나그네 신세임을 고백하였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네가 고향을 찾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들이 만일 떠나온 곳을 생각하고 있었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 그것은 곧 하늘의 고향입니다.
(새번역 히브리서 11: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