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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시민권을 가진 바울의 생애 - 패스티브닷컴

루피시아 2024. 11. 13. 22:27

목차
1. 로마 시민권과 하늘 시민권
2. 로마 시민권의 권위와 특권
– 예루살렘 의회에서 일어난 사건
– 빌립보 감옥에서 일어난 사건
– 빌립보 교회에 보내는 편지
3. 하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의 신앙


로마 시민권과 하늘 시민권

2천 년 전 사도 바울은 빌립보 지역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에게 의미심장한 얘기를 꺼냈다.

여러분에게 ··· 눈물을 흘리며 말하지만 ···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현대인의성경 빌립보서 3:18, 20)

‘시민권’이라는 단어는 당시 빌립보 지역의 성도들에게 매우 실감나는 용어였다.
그들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로마 시민권을 소지하면 막강한 특권과 권리, 혜택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바울은 그들의 관심사였던 로마 시민권의 권리를 염두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갖는 ‘더 좋은’ 권리 곧 하늘 시민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애타게 설명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바울이 눈물로 쓴 이 편지에 언급한 하늘 시민권을 얻고 싶어할 것이다.
그 비결은 하늘 시민권을 가졌던 바울의 생애에서 찾을 수 있다.

로마 시민권의 권위와 특권

당시 로마 시민권을 소지한 사람은 로마의 정치력이 미치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예우를 받았고 특별한 권리와 혜택, 세금 감면, 특전을 보장받았다.
성경은 로마 시민권의 특권을 나타내는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예루살렘 의회에서 일어난 사건

바울이 “나로 말하면 나면서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고 밝히니
(공동번역 사도행전 22:28)


바울은 소아시아와 시리아의 접경지에서 가까운 길리기아 다소(Tarsus, 타르수스)에서 태어났다(사도행전 22:3).
유대인인 그가 태어나자마자 로마 사람이었다는 것은, 그의 아버지가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바울의 가문이 로마 시민권을 취득한 배경에 대해 일부 성경학자들은 다소(Tarseu)가 로마의 한 지방으로 편입되면서 그곳의 엘리트 계층들도 로마의 시민으로 인정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사회지도층에 있었던 선대(先代)로부터 로마 시민권의 권리가 바울에게 상속된 것이다.

채찍질을 하려고 바울을 눕혔을 때에, 바울은 거기에 서 있는 백부장에게 “로마 시민을 유죄판결도 내리지 않고 매질하는 법이 어디에 있소?” 하고 말하였다.
백부장이 이 말을 듣고, 천부장에게로 가서 “어떻게 하시렵니까? 이 사람은 로마 시민입니다” 하고 알렸다.
(새번역 사도행전 22:25~26)


사도 바울이 예루살렘 의회에서 ‘이방인’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연설한 까닭에 수많은 유대인들의 반감을 샀다.
구원을 자신의 독점물로 여겼던 유대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이에 유대인들은 바울을 “없애 버리자”며 큰 소동을 일으켰고, 천부장은 질서유지를 위해 바울을 채찍질하면서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사도행전 22:1~24).
이때 바울은 자신이 ‘로마 시민권자’라는 사실을 밝히며 “판결도 받지 않은 로마 사람을 채찍질 하는 것이 합법입니까?”라고 항변했다.
그러자 채찍을 가하려던 백부장이 깜짝 놀라 이 사실을 천부장에게 보고했다.
이때 천부장의 행동이 흥미롭다.
그는 로마 시민권자인 바울을 ‘결박’해 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두려워했다.

천부장이 바울에게로 와서 ” ··· 당신이 로마 시민이오?” 하고 물었다.
바울이 그렇다고 대답하니, 천부장은 “나는 돈을 많이 들여서 이 시민권을 얻었소” 하고 말하였다.
바울은 “나는 나면서부터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바울을 신문하려고 하던 사람들이 곧 물러갔다.
천부장도 바울이 로마 시민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를 결박해 놓은 일로 두려워하였다.
(새번역 사도행전 22:27~29)


로마 시민권자는 다른 이와 구별되는 법적 보호를 받았다.
합법적으로 재판을 받을 권리, 유죄로 판결되더라도 체면을 손상 당하지 않을 권리, 잔인한 형벌을 당하지 않을 권리다.
또한 자백을 받아 낼 목적으로 고문이나 채찍질 등을 할 수 없었다.
이 권리를 침해하면 아무리 높은 로마 관리라도 심한 문책을 피할 수 없었다.
바울이 로마 시민임을 밝혔을 때 고문하려던 사람들이 즉시 바울에게서 물러갔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바울이 로마 시민임을 확인한 천부장의 다음 행동은 더욱 놀랍다.
40명이 넘는 열혈 유대교인들이 바울을 죽이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는 정보를 입수한 그는, 바울을 보호하기 위해 보병 200명, 기병 70명, 창병 200명을 동원하여
바울을 벨릭스 총독이 있는 가이사랴로 호송하게 했다(사도행전 23:12~24).
로마 시민 한 사람을 위해 어마어마한 병력을 움직인 것이다.
‘로마 시민권’이 가진 높은 지위와 특권을 대변해 준다.

2차 전도여행 중 아시아로 가려던 바울은 마케도니아 사람의 환상을 본 후 행선지를 빌립보로 변경했다(사도행전 16:9~10).
빌립보에 도착해 며칠을 머문 바울과 실라는 안식일이 되자 기도처를 찾았고 그곳에서 복음을 전파했다(사도행전 16:12~15).
유럽 전도의 첫발이었다.
어느 날 귀신 들린 한 여종을 만났는데, 그녀는 점을 쳐서 자기 주인에게 많은 돈을 벌어주었다.
그녀가 여러 날 동안 바울을 따라다니며 방해하자 괴로움을 참다 못한 바울은 예수의 이름으로 그 귀신을 쫓아냈다(사도행전 16:16~18).
그러자 귀신들린 여종의 주인이 자신의 돈벌이가 끊어진 것을 보고 바울과 실라를 로마 관리들에게 끌고갔다.
로마 시민도 아닌 자들이 도시를 소란스럽게 할 뿐 아니라 로마제국의 규정을 깨뜨린다는 거짓 모함으로 고발한 것이다.
그 모함에 선동당한 빌립보 시민들도 가세하자, 로마 관리들은 바울과 실라의 옷을 찢고 몹시 때리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간수에게 그들을 감옥에 가둔 후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했다(사도행전 16:19~24).
그날 밤,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 문이 모두 열리면서 죄수들이 달아나버렸다.
날이 밝자 로마 관리들은 부하들을 보내어 감옥에 남아있는 바울 일행을 석방시키라고 했다.
이때 바울은 그들에게 자신이 로마 시민임을 밝혔다.

바울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로마 시민인 우리를 재판도 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매질하고 감옥에 넣더니, 이제 와서 슬그머니 우리를 놓아주려는 겁니까?” ···
부하들이 관리들에게 가서 바울이 한 말을 전했습니다.
관리들은 바울과 실라가 로마 시민이라는 말을 듣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 바울과 실라에게 사과하고 ··· 도시에서 떠나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쉬운성경 사도행전 16:37~39)


바울과 실라가 로마 시민이라는 보고를 받은 로마 관리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정당한 재판 없이 로마 시민을 결박하고 때리고 투옥하는 것은 로마법을 어긴 범법행위였다.
그들은 지체 없이 바울과 실라가 갇혀 있는 감옥에 찾아가, 조용히 다른 행선지로 떠나 달라고 간청했다.
한마디로, 최대한 몸을 낮춰 자신의 잘못을 문제 삼지 말라고 부탁한 것이다.
로마 시민권. 이는 기세등등하던 높은 관리마저도 두려워 떨게 하는 대단한 특권이었던 것이다.

빌립보 교회에 보내는 편지

빌립보(Philippi)는 로마의 직할 식민지이자 마케도니아 지방의 중심 도시였다.
B.C. 42년 일어난 필리피(Philippi) 전투 이후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빌립보 지역을 식민지로 삼고, 퇴역한 로마 군인들을 정착시켰다.
그리고 그들과 그 후손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했다.
더불어 이 도시에 제국의 수도 로마와 동일한 자치권을 부여했다.
빌립보에 거주하는 시민은 인두세와 토지세를 면제받았으며, 로마 사람과 동등한 특권을 누렸다.
이런 환경적 요인으로 빌립보는 ‘작은 로마’라고 불릴 만큼 로마 시민권을 가진 자들이 많이 살았다.
그들은 로마 시민권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로마 제국의 일원으로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졌다.
바로 그곳에도 초대교회가 있었다.
빌립보 교회는 바울이 복음선교에 필요한 생활비를 지원하기도 했고(빌립보서 4:15~16, 고린도후서 11:8~9),
복음을 전하다 감옥에 갇힌 바울에게 물품을 전하고, 그를 돕고자 성도 중 한 사람인 에바브로디도를 파견하기도 했다(빌립보서 4:10~19).
바울은 자신과 함께 믿음을 지키는 빌립보 성도들을 생각하면서 ‘시민권’ 이야기를 꺼냈다.

여러분에게 내가 여러 번 말했고 이제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 그들은 ··· 세상적인 일만 생각합니다. ···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현대인의성경 빌립보서 3:18~20)


빌립보 성도들은 로마 시민권이 갖는 특권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바울이 ‘하늘 시민권’을 언급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더욱이 당대 최고의 로마 시민권을 ‘배설물’로 비유한 바울의 고백은 성도들로 하여금 하늘 시민권의 영광과 위대함을 가늠하게 해주었다(빌립보서 3:8).
바울은 비록 우리가 이 땅에 발을 딛고 있지만, 마음은 하늘나라에 소속된 특권을 생각하며 하늘 시민으로서 합당한 행동과 삶을 살라고 권한 것이다(빌립보서 1:27).
그렇다면 하늘 시민권을 소지한 바울의 삶은 어땠을까.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하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의 신앙

바울은 최상의 가치 곧 하늘 시민권의 진리를 곳곳에 전파했다.
그 진리는 다름 아닌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하늘나라의 복음 곧 천국 복음이다(마태복음 4:23).
예수님으로부터 시작해 초대교회 성도들, 그리고 바울이 전했던 천국 복음 가운데는 새 언약이 있다(누가복음 22:8. 14~15, 19~20, 히브리서 8:8, 13, 9:15).
바울은 유대 지역 너머 빌립보, 아가야의 아덴, 고린도에까지 예수님의 살과 피로 세우신 새 언약을 전파했다(고린도전서 11:23~26).
1만km가 넘는 거리를 도보나 배로 이동하면서 새 언약의 진리를 외쳤다.
그의 외침은 막힘이 없었다.
유대인의 회당, 도시, 시골, 집, 감옥, 재판소(아레오바고) 등 장소를 불문했고, 이방인이나 유대인 등의 신분도 가리지 않았다.
그의 열정만큼 새 언약의 복음도 활기를 띠었다.
유대인의 유력인사들과 귀부인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구원받기를 원했고,
복음의 불모지인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히에라폴리스, 드로아 등지에 교회가 세워졌다.


새 언약의 복음이 아시아, 유럽 등으로 넓게 전파될수록 유대교의 질투와 시기심은 극에 달했다.
열혈 유대인들은 바울이 가는 곳곳마다 소란을 일으켰고 악성 루머, 훼방, 방해를 놓았다.
또 새 언약의 중보자로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예수님의 죽음을 비방과 웃음거리로 삼았다(히브리서 9:15~16, 사도행전 14:2~7, 17:5, 24:5).
바울은 그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기 직전까지 이르기도 했다(사도행전 14:19).

나는 유대인들에게 39대의 매를 다섯 번이나 맞았습니다.
또 세 번이나 몽둥이로 맞았고 한번은 돌에 맞았으며 ··· 나는 여러 번 (전도)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들의 위험과,
··· 거짓 신자들의 위험을 당했습니다. 또 수고하고 애쓰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여러 번이었고, 주리고 목마르며 수없이 굶고 추위에 떨며 헐벗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일 외에도 날마다 여러 교회에 대한 염려 때문에 내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누가 약해지면 내 마음도 약해진 기분이었고 누가 죄를 지으면 내 마음도 아팠습니다.
(현대인의성경 고린도후서 11:24~29)


바울은 조롱과 곤욕에 시달리고, 여러 날을 자지 못하고, 굶고 추위에 떨고 헐벗었다.
그의 고난은 이 땅의 욕심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스도인 곧 하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난이었다.
그 고난에는 새 언약을 선포하신 그리스도를 알려야 하는 고심이 있었고, 당시 환영받지 못한 새 언약의 진리를 땅끝까지 전파하는 것에 대한 애타함이 있었다.
또한 자신의 고난보다 교회의 어려움과 성도들의 믿음 성장을 염려했다.
이것이 바로 하늘 시민권자인 바울이 가졌던 믿음이었다.
하늘 시민이라고 인정받은 사람들 곧 사도 베드로, 요한, 초대교회 성도들의 믿음도 그러했다.
그들은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던 자들로, 하늘 시민의 특권을 생각하며 이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일을 하였다.
최선을 다해 새 언약의 복음을 전파한 것이다(누가복음 10:1, 20).
오늘날 우리도 하늘나라에 소속된 자의 특권을 생각하며 하늘 시민의 의무를 다한다면, 영원한 세계에서 눈부신 영광과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강력한 메시지다(디모데후서 4:7~8, 고린도전서 15:19~53).